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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달이와 함께
제주 한달살이를 하며 느꼈던 것들을 조금 적어보고자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7살, 4살 우리 아이들과 함께한 제주 한달살이에 대한 소회이다. 처음 시작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아이들에게 좀 더 여유롭게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나또한 계속되는 육아 일상에서 벗어나서 다른 풍경과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고 싶었다. 7살 별이는 제주도의 바다와 산을 느끼고 즐길 수 있을만큼 많이 커 있었다. 바다에 들어가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놀랐다. 혼자서 노는 것을 잘 못하는 편인 아이인데 말이다. 별이는 아마도 물이 너무 좋은가보다. 물 속에 몸을 담그는 것이 너무 좋은가보다. 바닷물 속에 발을..

제주에서 돌아와서 일상의 일주일을 보냈다. 어느정도 여독도 풀렸고, 남편이 아이들과 홍천에 가서 모처럼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미처 다 하지 못했던 제주 한달살이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 마지막 금요일 오후에 남편이 제주에 다시 왔다. 금요일 오후에 오기 위해서 일주일간의 바쁜 일정을 모두 소화해낸 남편에게 감사했다. 남편이 온 금요일도 바람이 아주 세차게 불고 있었다. 바람이 너무 세서 밖에서 무엇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집에서 바람을 피하며 보냈다. 그리고 밝아온 토요일 아침. 토요일 아침은 정말 우리에게 찾아온 선물과 같이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몇 일간 계속되었던 바람은 잠잠해졌고, 따뜻한 햇살과 깨끗한 공기가 남아있었다. 이 날 아침에는 지난 주말에 우천으로 취소되..

바로 전 글에서 마치 달이가 다 회복된 것처럼 쓰며 안도를 하였는데, 그에 대한 반전처럼 수요일에 달이가 한바탕 앓이를 다시 하고 지나갔다. 아이가 완전히 다 낫기 전에는 안심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닳고 좀 더 자숙하는 모드로 돌아갔다. 수요일에는 잠시 달이와 집에서 가까운 의원에 다녀온 이후 아무곳에도 가지 않았다. 별이는 레이지마마에 남아 있는 몇몇 친구들과 잘 놀았다. 마지막에는 옆집 5살 동생이 남았는데, 그 친구와 둘이서 잘 노는 모습이 보기 좋으면서도 왠지 짠하기도 하였다. 그 친구도 어린동생이 감기에 걸린 상황이었고, 별이와 그 친구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친구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친구도 오후 3시쯤 되어 바깥으로 나갔고, 레이지마마에는 정말 우리집만 남았다. 한시도 심심한..

오늘 아침에는 달이가 10시 30분에 일어났다. 잠을 잘 자서인지 달이가 한결 좋아진 것 같았다. 오늘 레이지마마 오전 프로그램은 키즈스포츠였다. 원래 별이가 유치원에서 하는 체육시간은 그렇게 즐기지 않았는데, 이 곳 키즈스포츠는 너무 재밌다며 2번밖에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원래 한달살이하면서 키즈스포츠를 3번 할 수 있는데, 그 중 한 번은 우리가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느라 참가하지 못했다.) 오늘의 점심은 예전에 한 번 갔었던 고기국수 집 '제주한면가'에서 먹었다. 한달살이를 하니 같은 식당을 두 번 갈 수 있다는 점도 참 좋다. 이곳의 고기국수는 돼지고기 냄새가 많이 나지 않고 깔끔한 편이다. 그래도 감칠맛나는 국물이 일품이라서 아이들이 계속해서 국물을 호로록 호로록 숟가락으로 퍼 마셨다. 점..

주말에는 남편이 다녀갔다. 남편 덕분에 별이는 재미난 시간들 보낼 수 있었고, 달이는 잘 쉴 수 있었다. 남편이 오지 않았다면 아마 이곳에서 애 둘 데리고 엉엉 울었을지도 모른다. 남편이 와줘서 정말 고마웠다. 다시 남편없는 우리의 일상이 시작되었다. 이제 마지막 주라고 생각하니 아쉬워서 좀 더 많은 곳을 다녀보고 싶지만 아직도 달이의 감기가 다 낫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었다. 오늘은 레이지마마 가족 프로그램으로 사려니숲길 걷기가 있었다. 나갈 것인지 말 것인지 좀 망설여지긴 했지만, 날도 어제보다 좀 풀리고, 달이를 꽁꽁 감싸고 나가면 될 것 같아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사려니숲길은 몇 년 전부터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항상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우리가 간 곳은 붉은오름쪽 입구인데, 들..
어제는 제주 한달살이의 고비가 찾아온 날이었다. 처음으로 내가 왜 여기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었다. 달이의 열이 내리지 않아서였다. 밤새 열이 38도 주변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오늘은 아침부터 지친마음으로 제주시 소아과들에 전화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다시 열을 재보니 37.4도! 자면서 내내 열이 났는데, 기적처럼 아침에 열이 내렸다. 어제 하룻동안 마음고생 몸고생했는데, 아침에 열이 내린 것을 보니 그래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어제는 하루종일 축 쳐져있고, 칭얼대고 보챘는데, 열이 내리고 나니 오늘은 생글생글, 들썩들썩 귀여운 달이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제 남편도 다시 제주로 와서 더욱 힘이났다. 비바람이 불어서 처음으로 집에 난방을 켰..

달이는 오늘도 아침 저녁으로 열이 났다. 해열제는 너무 맛이 없다고 먹기 싫어해서 좀 어렵지만 그래도 열은 금방 내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목이 많이 아프고 가래가 낀다고 한다. 배도라지즙을 얼른 먹이고 싶은데 제주도에선 쿠팡 로켓배송이 배송되는데 이틀 걸린다. 쿠팡도 되고, 카카오택시도 잡을 수 있고, 배민으로 음식배달도 다 되는데, 로켓배송이 이틀걸리는 걸 가지고 투정할 수는 없겠지... 오늘 레이지마마의 키즈프로그램은 다행히도 이곳에서 진행하는 미술놀이였다. 무엇을 할까 궁금해하며 갔는데, 먹고 남은 천혜향쥬스 병을 물감으로 예쁘게 색칠하는 것이었다. 점심은 재민이가 아파서 삼계탕집을 검색해서 찾아갔다. 우리가 간 곳은 조천리에 있는 '장원삼계탕'집이었다. 아이들 먹이느라 식탁은 아수라장이고 나는..
한달살이 하면서 우리들이 아프지 않기를 바랬지만, 어제부터 달이가 열이 난다. 아침부터 달이가 밖에 나가기 싫다고 집에서 자고 싶다고 했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밥도 잘 안 먹고, 자꾸 소파에 누워만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체온을 재보았는데, 38도가 나왔다. 가슴이 철렁했다. 우선 해열제를 먹이고, 케빈매니저에게 전화를 했다. 가까운 코로나 검사소를 알아보기 위해서... 가장 가까운 곳이 제주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라고 한다. 여기에서 차로 40분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다. 속상해서 울고 있는 별이를 달래고, 아픈 달이를 잘 추스려서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비가오고 바람이 불고... 마음이 좀 무거웠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약 11시 40분 정도... ..

지난 금요일에 남편이 드디어 제주도에 다시 왔다. 지난 2주동안 남편의 빈자리가 정말 크게 느껴졌었다. 남편이 온 이후로 피로도 많이 풀려서 이제 좀 살 것 같다. 이제 좀 살 것 같은데 내일 새벽에 남편이 다시 서울로 떠난다. 이번에는 약 나흘간의 헤어짐이고 아이들도 이 곳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데 더 익숙해져서 좀 낫지 않을까라고 기대해본다. 남편은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바다에서 놀고 싶어했는데, 날씨가 도와준 덕분에 그 바램을 충분히 풀고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루는 아이들이 아빠하고만 김녕해수욕장에서 놀았다. 10월 10일 후텁지근한 날씨 덕분에 아이들이 올 해 마지막 바다수영을 즐길 수 있었다. 아빠가 아이들과 놀고 있는 사이 나는 자유시간을 얻었다. 지난 번에 한 번 갔었지만 아이들이 지..

7살, 4살 아이와 그간 다녀갔던 식당을 조금 정리해보고 싶다. 어떻게 하다보니 모두 숙소 근처인 조천읍에서만 외식을 하였다. 식당에 가면 블로그를 의식한 사진을 별로 남기질 않아 사진은 별로 없다. 1. 끄레베떼 처음으로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을 했던 곳이다. 함덕해수욕장에서 가깝고, 전이수갤러리에서도 아주 가깝다. 딱새우오일파스타와 딱새우버터구이를 시켰는데, 나도 아이들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이들이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인지, 양이 많지 않아서 나는 배불리 먹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성공적으로 첫 외식을 할 수 있었음에 만족한다. 맛있었어서 또 가고 싶은 곳이다. 2. 제주한면가 고기국수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큰 기대없이 갔었는데, 나같은 초보 고기국수 입맛에도 아주 잘맞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