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달이와 함께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은... 본문
바로 전 글에서 마치 달이가 다 회복된 것처럼 쓰며 안도를 하였는데,
그에 대한 반전처럼 수요일에 달이가 한바탕 앓이를 다시 하고 지나갔다.
아이가 완전히 다 낫기 전에는 안심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닳고
좀 더 자숙하는 모드로 돌아갔다.
수요일에는 잠시 달이와 집에서 가까운 의원에 다녀온 이후 아무곳에도 가지 않았다.
별이는 레이지마마에 남아 있는 몇몇 친구들과 잘 놀았다.
마지막에는 옆집 5살 동생이 남았는데, 그 친구와 둘이서 잘 노는 모습이 보기 좋으면서도 왠지 짠하기도 하였다.
그 친구도 어린동생이 감기에 걸린 상황이었고,
별이와 그 친구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친구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친구도 오후 3시쯤 되어 바깥으로 나갔고,
레이지마마에는 정말 우리집만 남았다.
한시도 심심한 것을 참지 못하겠다는 별이를 잠재우기 위해서 TV찬스를 썼다.
보기 싫을 때까지 보라고 했더니 옥토넛을 무려 2시간이 넘게 보았다.
달이는 한바탕 앓았는데, 낮잠을 2시간 반동안 자고 일어나더니 다시 조금 나아진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수요일에는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했다.
혼자서 아이들과 여행을 하다가 아이가 아프다는 것은 약간은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한다.
아이가 하나였으면 훨씬 쉬었을텐데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4살은 함께 여행하기에 아직 조심스러운 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요일에는 달이가 조금 나아보였다.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무리가 있어서 아이 컨디션 좋은 시간에 맞춰서 나왔다.
지난 번에 한 번 가보았는데,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식당을 다시 찾았다.
식당 이름은 '달세뇨 아빠의 레스토랑'이었는데, 이번에는 손님이 우리들밖에 없어서 좀 더 편안히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제주 해양동물박물관'이 있어서 그곳에 가보았다.
해양동물박물관은 정말 볼만한 곳이었다. (제주도에서 방문했던 박물관들 중에서 볼만하지 않은 곳이 없었을 정도로 모두 아주 잘 관리되어 있고, 놀랍도록 멋지게 전시되어 있었던 것 같다.)
해양동물들을 박제해서 전시해놓았는데,
상어 박제물이 정말 실감이 났고, 개복치가 그렇게 큰 물고기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퀄리티에 놀라서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우리 아이들은 정말 휘리릭 휘리릭 모든 곳을 거의 스쳐 지나갔다.
7세가 되어도 무언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찬찬히 관람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아직 불가능한가보다.
관람은 약 20분만에 끝이났고, 기념품가게 둘러보기, 물고기 바람개비 색칠하기 체험을 하면서 시간을 더 많이 보냈다.
그리고 바깥에 놀이터도 작지만 아주 개성있게 조성되어 있어서 그곳에서도 조금 시간을 보냈다.
나와 아이들 속도의 간극, 그리고 색칠체험 도와주기 등으로 나는 피곤해졌지만 아이들은 재미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찾기란 아직 좀 어려운 나이인가보다.
달이는 요새 별이보다 일찍 잠이 들곤 한다.
한창 별이가 밖에서 놀고 있는 사이에 달이를 재우고 별이와 주택단지 내를 조금 걸었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 있었다.
우리가 9월21일 추석날 제주도에 와서 보름달을 봤었는데, 어느새 다시 보름달이 돌아온 것이다.
정말 한달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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