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달이와 함께
귤의 정원 바령에서의 피크닉 본문
이번에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지내면서 하고 싶었던 것이 몇가지 있었는데, 오름 오르기, 귤 따기 체험, 플리마켓 구경, 소풍가서 김밥 먹기 등이었다.
그 중에서 플리마켓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찾아보기가 많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플리마켓 관련 검색을 하면 세상이 2020년 1월에서 멈춘 것 같다. 그 이후 시점 글을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검색결과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묘하다. 코로나는 정말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귤따기 체험을 하기 위해서 찾아보니 마침 가까운 곳에서 귤 농장 피크닉을 한다고 하였다. 이름하야 '귤의 정원 바령에서의 피크닉'이었다.
토요일인 어제가 우리가 예약한 날이었다.
귤의 정원 바령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귤을 재배하는 농원으로 계절별, 월별로 귤나무와 귤열매의 상황에 맞는 체험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었다. 우리가 제주에 머무르고 있는 지금은 청귤 수확이 끝나고 노란 귤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는 시점으로 아쉽지만 귤따기 체험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농원 사장님의 아이디어와 아이들을 향한 배려로 꾸며진 귤 농원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피크닉을 할 수 있었다.
이 곳 놀이감의 백미는 바로 집라인(이라고 표현하신)이었다. 귤 밭 한가운데, 귤나무들 사이로 레일이 깔려 있는데, 약간 비탈진 레일 위로 수레를 밀고 갔다가 발로 구르며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정말 자연친화적이면서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멋진 탈 것이었다.
별이가 밀어줘서 나도 한 번 타보았는데, 내가 수레를 타고 내려가는 사이 풀 숲을 뛰면서 나보다 앞서서 달려나가는 별이의 모습은 그야말로 숲 속에서 생동감 넘치게 빛나는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 날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기에 나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다.
바람이 없어서 덥긴 했지만 이 아름다운 귤 농원에서 한 때를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그저 감사했다.
달이가 해보고 싶었던 귤따기 체험도 할 겸, 10월 말 쯤 한 번 더 들려보고 싶다.
집에 돌아오니 지칠대로 지쳤는데 저녁을 또 차려 먹어야 했다.
두 아이와 함께 제주도를 즐기며 사는 것은 좋지만 운전과 요리와 각족 집안일까지 모두 하려니 좀 힘들긴 힘들다.
그런데 이런 지친 몸을 조금 달래주는 것이 있다면 별이가 다른 주인없는 킥보드를 타며 친구들과 다시 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킥보드가 사라진 이후로 만 이틀만에 드디어 별이의 마음도 회복이 되었나보다. 상처받고 회복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기뻤다. 아이가 상처받았을 때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사실도 새삼 더 되새기게 되었다.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거의 9시가 다 될 때까지 밖에서 놀았다. 이제는 별이와 달이가 함께 나가 노는 기적이 일어나기까지 했다. 이렇게 아이들과의 하루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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