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달이와 함께
제주 레이지마마에서의 첫 주 본문
벌써 레이지마마에서의 5번째 밤이다.
제주 한 달 살이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어서 서점을 찾았었고, '아이랑 제주 한 달'이라는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제주 한 달 살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고,
마침 그 책의 저자가 운영하는 제주 한 달 살이 숙소가 있어서 이를 검색해보았다.
그곳이 바로 '제주 레이지마마'였다.
'레이지마마'라는 숙소의 운영방법에 대해서 알게 되면 될수록 7살, 4살 아이와의 한 달 살이도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바로 이 곳이 나와 같은 사람들을 응원하는 그런 숙소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곳은 13세 이하의 아이와 동반한 가족만이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15채의 한달살이 집이 모여 있어서 각 집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게 되어있다. 또한 집 앞에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는 광장이 있어서 아이들이 부모님의 감시와 간섭없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서울에서는 집 바로 앞의 놀이터에 나갈 때에도 어른 없이 아이 혼자서 나가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는데,
이 곳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나의 어린시절만하여도 언제고 자유롭게 집 밖에 나가서 친구를 만나서 놀 수 있었는데,
내가 아이를 키우는 현재는 그 때와 상황이 너무 달라서 항상 이에 대해서 불만이 있었다.
자동차가 아이들의 공간을 빼앗고, 사교육이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으면서 벌어진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아이들이 자유로운 좀 더 정상적인 시간과 공간을 만날 수 있음에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것이 정상이고 서울에서의 우리 일상이 비정상이라고 생각하기에 우리의 일상도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너무 멀리 나간 것이니 잠시 뒤로 미뤄놓고, 우선 여기에서의 한달을 마음껏 즐겨보자.
우리는 9월27일 월요일에 입주를 하였다.
이 곳 직원의 말에 따르면 하루에 15 가구가 모두 입주를 하면 직원(2명)들이 너무 힘들어서 하루에 5가구씩 입주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그 날 5가구가 입주하였고, 이틀 뒤인 수요일에 또 5가구, 또 이틀 뒤인 금요일에 마지막으로 5가구가 입주를 했다. 첫 1주일동안은 아침에 엄마들을 위해서 진행하는 요가클래스와 매일 아침 스무디 배달만 진행될 뿐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입주 후 온전히 일주일동안 키즈프로그램 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기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처음에 와서 조용한 마을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입주일을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생겼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집 앞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이 환경에 대해서 아주 좋아하는 눈치이다.
아이가 둘이다 보니 한 번은 별이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고,
또 한 번은 달이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기도 한다.
날마다 또 시간마다 두 아이의 상황이 이랬다 저랬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에 놓여보고 부딪혀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드디어 오늘부로 모든 가구가 입주하였으니 앞으로 이 아이들의 세계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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