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125)
별이 달이와 함께
몇 주 전 지난 오스카 시상식에서 화제가 되었던 노예12년을 보았다.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는 것은 확실히 잘 만든 영화는 맞는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개 장면이 있는데 첫번째는 주인공이 목매달려 죽을 뻔 하다가 간신히 까치발로 서있을 수 있게 되었던(그러나 여전히 목은 밧줄에 매달려 있고 두 손은 묶여 있는) 장면인데 감독은 의도적으로 그 장면을 오랫동안 노출시키면서 피 한방울 보여주지 않으면서 당시의 잔인한 사회상을 강조했다. 그렇게 조용하게 또 평화로운 배경 속에서 그렇게 끔찍하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두번째로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노예시장의 장면이다. 깨끗하고 고풍스럽게 꾸며진 대리석 바닥 방 안에 벌거벗은 건강한 흑인들을 세워놓고 매매를 하는 곳이었다. 노예시..
이직을 결심한 것이 작년 11월 경이니, 벌써 반년이 넘었다. 그간 나를 둘러싼 시간과 공간 속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내 관심사 일순위에서 이직을 지워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오랜기간동안 내가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서 헤매본 것이 처음이라서, 그만큼 직업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하다. 직업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일까. 하나씩 정리해보고 싶다. 우선 직업은 나를 경제적으로 독립시켜준다. 다시 말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다. 어린시절 나는 직업에 대한 고민 및 선택을 함에 있어서 여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아마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큰 보살핌과 희생으로 큰 절박함을 느껴보지 못했었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적인 경제관념이 없었는..
일상에 치여 블로깅 할 여유를 찾지 못했었던 한달여를 보내고, 다시 오스트리아 여행기로 돌아왔다. 오스트리아에서 세번째 목적지는 짤즈부르크. 모짜르트의 고향으로 유명하며 여전히 서양 클래식 음악의 산실인 곳이고, 클래식 음악 축제의 장이기도 한 짤즈부르크. 그 곳으로 향한다는 설레임으로 들뜨기도 전에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일요일의 버스 시간표는 평일과 다르게 매우 드문드문 있었던 것이다. 평일 시간표를 잘못 받아보고는 거기에 맞춰서 움직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서 일요일 스케쥴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대략 난감한 상황이었다. 결국 우리가 택한 방법은 바뜨이슐(Bad Ischul : 짤즈부르크까지 버스를 타고 가기 위해서..
오스트리아에서의 두번째 목적지는 오베르트라운이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준비하거나 경험한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할슈타트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할슈타트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전한 바 할슈타트는 여행지로서 그 인기가 최고조에 달한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여행일로부터 한 달 전에 숙소가 모두 예약이 끝나, 남은 방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택하게 된 것이 바로 오베르트라운. 오베르트라운은 할슈타트에서 기차역으로 한 정거장 차이의 거리에 있는 마을로, 할슈타트와 함께 할슈타트 호를 끼고 있는 곳이었다. 빈에서 오베르트라운까지는 기차로 가기로 결정하여 서울에서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예매해 갔었다. 그런데 돌발상황 발생! 빈 서역(westbahn)에 도착하여 기차표 기계에 ..
2013년 여름 여행은 오스트리아와 체코로 당첨! 나이가 먹어서일까 유럽여행에 대한 기대보다는 음악의 나라로의 여행이라는 점에 더욱 설레여했다. 그 첫번째 여행지는 오스트리아 빈이었다. 공항에 도착했던 시간이 10시 조금 넘은 늦은 밤이었으나, 공항이 도시에서 가깝고 지하철이 늦은시간까지 운행을 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화창한 아침 공기의 첫날을 맞이하며 숙소 앞 모퉁이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먹은 것은 semmel. 오스트리아인에게 주식과 같은 매우 흔한 빵이었던지 오스트리아 여행 중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었었다. 게다가 내가 메뉴판을 보면서 카페주인에게 semmel이 뭐냐고 묻자 그녀는 꽤나 당황하며.. semmel을 모르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런데 반전으로 그 흔한 빵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