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65개월 별이의 일상

진지한 꽃사슴 2021. 1. 26. 14:02

어느새 별이는 태어난 지 몇 개월 지났는지 생각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나이가 되었다.

개월수보다는 이제 나이로 이야기 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워졌으니 말이다.

그러한 65개월 별이는 이제 키가 108cm이고 몸무게는 17~18kg 정도의 아직은 또래보다 조금 작은 편이지만 내 눈에는 대체 얼마나 이렇게 많이 큰 건지 신기할 정도로 커버린 어린이가 되었다.

별이가 처음 유치원에 갈 때 키가 94cm정도였다고 하니 2년이 조금 안 된 시간동안 14cm나 커버린 것이다. 

키만 큰 것이 아니라 많은 변화가 있었다.

5살 때 별이는 색칠을 하다보면 손이 아파서 금방 그만두곤 했었다. 그래서 색칠하는 것에 크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었는데, 얼마전 어린이 박물관에 비치되어 있던 기차 그림을 색색깔깔 색연필로 빈틈없이 모두 칠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놀라워하니 별이가 "손이 아프지 않아."하며 색칠을 하는 것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에는 고모가 별이에게 레고프렌즈 장난감을 사주셨다. 사실 작은 블럭의 레고를 별이 혼자 설명서를 보면서 조립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러한 나의 선입견을 깨고 그 레고의 거의 90%를 별이가 혼자서 조립한 것이다. 그리고 레고프렌즈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노는 모습은 조금 낯설기까지 했다. 별이가 무언가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논다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요즈음 가장 신기한 것은 한글 글자에 대한 별이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다. 작년 봄 혹은 여름 쯤 별이에게 글자를 가르쳐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느낀 것은 문자를 구분하는 눈이 아직 뜨이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똑같은 두 글자를 똑같다고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자가 그림보다도 먼저 눈에 들어오고 읽히는 성인으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사실 별이의 몇몇 친구들은 글자를 읽는다고 하고 학습지를 통해서 공부한다고 할 때 조금 초조한 마음도 있었다. 그렇지만 준비가 되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고 기다렸다. 그런 시간이 어느새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요즈음 별이가 글자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우선 가까이 있는 같은 글자를 똑같다고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한글자석을 이리저리 배치하여 글자를 만들고 읽으며 재이있어 한다. 글자만 보이면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예전같은면 모르는 글자가 많아서 금방 포기했을텐데, 모르는 글자가 많이 있든말든 계속 시도한다. 틀리게 읽어도 계속 읽으려고 하고, 가끔은 혼자서 쓰면서 재미있어한다. 이러한 변화가 나는 그저 너무나 신기하기만 하다. 2년여동안 14cm의 키만 큰 것이 아니었다. 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녀의 머릿속 뇌에서는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고, 그녀의 의식을 자연스럽게 성장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기다리면 때가 된다는 것이 바로 이런것이었다는 것을 내 눈으로 목격을 하고 나니 조금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항상 나에게 처음을 경험하게 하는 나의 첫째 아이 별이가 매일매일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