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살이

제주 한달살이의 시작 - 첫번째 숙소 제주돌채

진지한 꽃사슴 2021. 9. 24. 07:14

한 카페에서 7살 아이와 제주 한달살이를 했다는 후기를 읽었던 적이 있다.

무슨 일인지 그 글의 내용에 꽃혀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강한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시작된 제주 한달 살이 준비 끝에 드디어 지난 9월 21일 제주도 행 비행기를 탔다.

 

제주도에서 벌써 사흘째인데도 별이는 아직도 비행기 타는 것이 너무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7살 별이에게 특별한 경험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

 

우리가 도착한 첫번째 숙소는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제주돌채이다.

제주돌채는 제주도 전통가옥의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한 집이었다.

마당도 있고, 제주도 집에서만 볼 수 있는 정낭도 있어서 볼때마다 참 재미있고, 정겨웠다.

우리가 머물렀던 안돌채
집 문을 열면 보이는 벤치. 벤치 주변으로 화단이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다.
소품샵에서 아이들 모자로 감귤모자를 샀다.

제주돌채 주인은 예술에 대한 조예가 아주 깊은 것 같다.

유명한 화가들의 삽화가 수록되어 있는 아주 두꺼운 (그래서 들기조차 어려운) 책들이 있고,

요즈음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턴테이블과 LP판이 있어서 머무르는 내내 LP판을 들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아이들 그림책도 있는데, 대부분이 예술가들에 대해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쓴 책들이었다. 제주도 해녀에 대한 책(제목 : 엄마는 해녀입니다.)도 있었는데 에바알머슨이 그림을 그린 책이라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제주도 해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의 가슴을 울릴 정도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집이 너무 좋아서 다른 곳에 가기보다는 이 곳에 머무른 시간이 아주 길었다.

심심하면 음악듣고, 

심심하면 멋진 그림이 많은 책들 들춰보고, 

심심하면 마당에 나가서 노닥거리고,

심심하면 커피도 내려먹고..

꼭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은 그런 곳이다.

 

제주돌채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세화바닷가가 있다.

별이도 감탄한 세화바다의 색깔.. 

요즈음 갈수록 기후위기, 병들어가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아름다운 이 색깔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세화바닷가 한편에 이런 포토존도 있다.
세화바닷가 석양을 받으며 가족사진도 찍어보았다.
두번째 날 햇살이 좋아서 아이들이 바닷가에 발도 담가보았다.

세화 바닷가에는 예쁜 카페와 개성이 넘치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줄지어 있다.

예전에 엄마와 함께, 또 남편과 함께 놀러올 때와 비해서 제주도 곳곳에 예쁜 카페가 참 많이 생긴 것 같다. 

왠지 제주도의 모습이 변한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막상 그곳에 앉아 있어보니 예쁜 풍경에 마음이녹아내렸다.

세화 바닷가 카페한라산에서
한라산 모양을 닮은 당근케이크
제주돌채 주변에 있었던 Flower샵을 겸하는 한 카페에서

 

주변에 가까운 관광지로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용눈이 오름 주변으로 약 4Km의 레일을 따라서 30분동안 4인용 바이크(자동으로 가지만 페달을 밟아서 약간의 가속을 할 수 있는)를 탈 수 있는 곳이었다. 주변 풍경을 아주 천천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기는 했지만 9월말 임에도 거의 30도에 달하는 뜨거운 햇빛에 너무 더워서 다 타고 나니 모두 지치고 말았다.

제주 레일바이크
제주 레일바이크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인만큼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을 찾아보게 되었다.

1132번 국도를 따라 20분 정도 달려서 한화 아쿠아 플래넷에 갈 수 있었다.

이틀동안 잠을 잘 못자서 너무 힘들다고 하니 남편이 아이들 둘을 데리고 갔다.

아쿠아 플레넷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나도 너무 좋았다.

너무 고마운 제주 한화 아쿠아 플레넷.

 

이렇게 첫번재 숙소 제주돌채에서의 날들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