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선생님
어제는 별이 어린이집에 엄마선생님으로 1시간 참여했다.
지난 3월에 신청해둔 것인데 11월이 되어서야 내 차례가 돌아왔다.
그간 다른 엄마선생님들이 오는 것을 보면서 별이가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여덟달을 기다려 준 별이에게 고마웠다.
교실에 들어가보니 별이가 미소지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12명의 아이들 앞에 조그마한 의자가 놓여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내 소개를 하고 인사를 했다.
등, 하원 하면서 그리고 어린이집 카페 사진을 통해서 보았던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집에서 들고간 책을 한권, 어린이집에 있는 책 한권을 읽어줬는데 아이들이 재미있었을지 모르겠다.
코를 빼고 집중해서 듣는 아이,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는 아이.. 다들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곧 아이들에게 점심 식사 배식이 되었다.
나는 별이 옆에 앉아서 아이들 먹는 것도 조금 도와주고 잘 먹는다고 격려도 해주면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별이는 집에서보다는 혼자서 잘 먹지만 그래도 아주 잘 먹는 편은 아니었다.
작은 아이들이 엄마의 도움 없이 이렇게 질서를 지키면서 점심을 먹곤 했었구나.. 하면서 약간은 짠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점심 식사 후 잠시 놀이를 지켜보다가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별이에게 가야한다고 하니 별이가 울음이 터졌다.
별이는 좀 더 같이 놀고 싶었던 것이다.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아주다가 선생님께 보내고 다시 돌아왔다.
저녁에 집에 와서 별이와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엄마가 어린이집에 와서 좋았던 것이
엄마와 헤어져서 안 좋았던 것보다는 더 컸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별이는 나를 하늘만큼 사랑한단다.
나보다도 더더더더 사랑한다고 한다.
이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별이가 행복해서,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