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의 질문들
별이는 가끔씩 번뜩거리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읽었던 책 중에 사람이 어떻게 진화하였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는 책이 있다.
그 책을 읽어서인지,
별이 :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누구야?"
나 : "사람은 원숭이와 같은 동물이었는데, 그 동물이 점점 사람과 같이 변한거야."
위 질문은 꽤 여러차례 했었다. 아마 뭔가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나보다.
그러다가 하루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나 더 하였다.
별이 : "그럼 그 원숭이는 어떻게 생긴거야?"
나 : (당황하였으나 올 해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고, '코스모스'를 읽고 있기에) "처음에는 지구에 물과 공기가 있었고, 물 속에서 아주 작은 무언가가 생겨났어. 그것이 점점 물고기와 같은 동물이 되었고, 그리고 다시 오랜시간에 걸쳐서 땅에 사는 동물이 되었고, 그러면서 원숭이도 생겨나게 된거지."
별이 : (끄덕끄덕)
그제서야 별이는 궁금증이 풀린 것 같은 눈치였다.
나 자신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집요하게 물어보지 않는데, 좀 더 심오한 사람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니. 아이의 사고라 할지라도 어른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우주와 관련된 책을 사줘서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달에서는 중력이 약하고, 우주 공간에서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떠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별이 : "왜 지구는 중력이 세고, 달은 중력이 약해?"
나 : "헉.. 모르겠어..."
아빠 : "중력은 잡아당기는 것의 무게가 무거우면 세고, 가벼우면 약하거든. 지구가 달보다 크고 무거워서 중력이 더 센거지."
별이 : (끄덕끄덕)
아이의 질문이 정곡을 찌를 때가 있어서 당황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나를 당황하게 할 수 있을만큼 멋진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그 호기심이 쭉 이어지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