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모음

감기와 약

진지한 꽃사슴 2023. 7. 17. 21:50

약 1주일 전쯤에 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 수 없이 또다시 감기에 걸린것이다. 

지긋지긋한 감기.

그 전날쯤 혜일이 언니와 만나서 얘기를 나누던 중 언니는 어려서부터 감기에는 약을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도 감기에는 약을 먹지 않는다고...

그러고보면 우리 남편도 감기에 약을 먹지 않곤 했던 것 같다.

나는 반면에 어려서부터 감기에 걸리면 어김없이 약을 먹곤 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나도 한번쯤 약 없이 감기를 나아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그래서 약을 먹지 않고 쉴 수 있는 시간에는 최대한 쉬고, 물을 많이 마시고 건강한 식단으로 생활을 했다.

그렇게 1주일..

그간 목이 아픈것이 코가 나오는 감기로 변하고, 누런 코가 나오던 것이 이제는 대부분 맑은 콧물로 변하긴 하였지만..

오늘아침까지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코를 줄창 풀어대고 기침까지 나오면서 이제는 더이상 이대로는 않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을 먹어야지.

그렇게 오늘 저녁에는 혼자서 열심히 싸워오던 내 몸에게 지원군을 보내주었다.

결국에 감기와의 싸움에서 다시한 번 약에게 항복을 하고 만 것이다.

어려서부터 혼자서 싸워 이겨본 경험이 없기 때문인걸까... 나약한 나의 몸에게 좀 미안해지기도 한다.

어렸을 때 만일에 약을 먹지 않고 지냈었다면 어땠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내일은 좀 더 맑은 코와 머리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